이런저런 이야기

EBS 한국기행 관동팔경 4部 *양양 의상대 / 일출을 품다* 촬영 에필로그

파리은행장 2012. 6. 14. 08:33

 

 

좀전 EBS-TV 한국기행 관동팔경 5부작 중, 

3部 삼척 죽서루 編을 시청했습니다.

원래는 이곳 죽서루를 끼고 도는 오십천에서 플라이낚시를 촬영하기로 한 건데...

일정이 변경되어서 양양 법수치에서 촬영을 했구요.

 

내일 방영될 * 양양 의상대 일출을 품다 *의 예고편을 보니

같이 동행하신 그림자 화영님이 나오시네요. ^^ (여기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중에도

그림자 화영님을 아시는 분이 여럿 있으실 겁니다.)

화영님은 저와 아주 절친한 벗이자 조우로 20년 정도 플라이낚시를 하셨는데

제게 둘도 없는 지인으로 가깝게 지내시는 분으로

이번 촬영 때 제 사촌 동생과 함께 셋이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책가방 크다고 공부 잘 하는 것 아니란 말처럼 ^^

저보다 화영님이 촬영을 잘해 주셔서

멋진 영상을 만나게 될 것 같아 저도 맘이 설레입니다. ^^

 

촬영은 물경 5시간 가까이 했는데...

물론 5시간 내내 촬영한 건 아니고

쉬면서 이야기도 하고 뒷 정리도 하면서 보냈습니다만

세명 모두 거의 빈작에 그치고 말았네요. -,.-

 

촬영 전 아침엔 갈겨니가 그렇게나 죽자살자 덤비더니

막상 오후 2시 촬영에 들어갔을 땐

이건 뭐... 갈겨니 입질 한번 없는데 머리가 돌겠더라구요...  -,.-

셋 모두 그렇게 헤메다가 오후 6시쯤 되어 제가 간신히 산천어와

갈겨니 한 마리 잡고 뒤이어

화영님이 작은 녀석과 실한 사이즈의 산천어 한 마리 잡아서

겨우 촬영 끝냈습니다...

 

방영하는 날

제 얼굴은 티브이에 별로 안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긴하나

화영님의 멋진 캐스팅 장면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군요.

 

촬영이라는 게 막상 부딪히니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창 더운 시간에... 촬영감독님은 고무로 된 가슴장화 신고 카메라를 

PD님은 무지 큰 삼각대를 어깨에 맨 채

운동화 벗고 맨발로 이끼 끼어 미끄러운 물속을 위태로이 건너는 걸

대책없이 바라만 봐야했으니 맘이 편치 못했죠....

 

우리들은 그에 대한 대비로 늘상 펠트화와 가벼운 브레더블 웨이더를 입고 있지만...

그분들을 위한

여분의 웨이더와 펠트화를 가져왔음 좋았을 걸... 하는 뒤늦은 후회가 들었던 것은

촬영이 이런 식으로 길어질 줄은 전혀 생각못한 때문입니다.

잠깐. 지나치듯 가볍게 찍고 그칠 줄만 알았던 제 불찰이 크네요..

 

낚시하는 위치도 잘못 잡은 건 아닌가 싶습니다.

법수치계곡은 이번이 두 번째의 조행길이라...

예전에 꽝친 장소, 면옥치리 합수점인가 팬션들이 있는 곳에서 시작하여

조금 윗쪽에서 1차 촬영이 끝났고

나중에 법수치 상류로 올랐습니다...

면옥치리 구간은 낚시금지구역인 걸로 알고 생각도 안했는데

촬영(5월 27일)이 끝나고 나흘이 지난

5월 31일 자로 자연휴식년제에서 해제된 듯합니다.

 

 

 

 

한편,

계류낚시는 한 곳에서 여러 번 던져보고 계속 이동을 하면서

넓은 구간을 계속 탐색하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고기가 안 나와 자리를 옮기려 해도 저분들을 생각하면

바위를 타넘고 물을 건너야 하는 게

여간 부담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옆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걸 의식하면 훅 조차 바꾸기가 어려워지더라구요.

촬영 시간을 지루하도록 질질 끌게 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물론

훅을 바꾸어 매는 장면도 때론 멋지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어디 한 두번이지...

 

고기가 안 잡히니 촬영감독님과 PD님은 바위계곡을 타 넘어

저만치 떨어져 있는 화영님과 제게 번갈아 왔다갔다...

오직 한 마리라도 잡아 이 난처한 상황을 벗어나고픈 생각이

마음을 짓눌러 왔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 간신히 산천어를 잡고나서 인터뷰를 하는데

"플라이낚시를 왜 좋아하세요?"...

헉... 인터뷰가 있을 거라는 것은 미리 알았지만

하고 많은 질문 중에 이런 물음이 나올 줄이야...

 

카메라는 면전(面前)에서 돌아가는데

어떻게 대답을 해야 했는지...

플라이낚시의 원론적인 대답을 하려고 했다가 너무 장황할 듯 싶어

강원도 물이 맑고 차갑고 어쩌고 횡성수설한? 느낌... -,.ㅡ;;;

편집 때 잘렸을 지도 모르지만...(역시 방영할 때 보니 잘렸네요. ^^;)

 

피디님에게

*미리 인터뷰 내용을 알려주셨으면 준비해서 잘 했을텐데요*... 했더니

피디님 왈 "갑작스레 물어야 더 자연스런 대답이 나와요"

아이고... 난 머리가 *띵*하고 목이 *콱* 메이던데... ^ㅇ^;;

 

에베레스트를 처음 등정한 산악인이자 탐험가인 에드몬드 힐러리 경에게

"왜 산에 오르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라는 짧고도 간결 명쾌한 대답은 인구에 회자되는

유명한 말이지만

"플라이낚시를 왜 좋아하세요?..." 라고 갑작스레 당신들에게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타이핑을 하는 지금도

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어찌해야 하나 ... 싶어집니다.

 

암튼... 촬영은 이미 끝났고

20분의 방영 분량에서 편집된 걸로 몇분이나 나올런지는 모르나..

이제 영상으로 보여지는 시간이 가까이 다가왔네요.

 

내일 6월 14일 목요일 오후 9시 30분

* EBS 다큐멘터리 한국기행 관동팔경 중 4부 일출을 품다. 양양 의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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