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사진

8월의 오십천

파리은행장 2012. 8. 26. 18:15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날이 밝아오면서 그치기 시작했다.

비가 내린 직후여서 수량이 생각보다 많아

난감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다행한 건 흙물이 아니고 조금 흐려보이는 상태라는 것.

 

 

 

 

 

 

불현듯

비내리는 계류가 생각나 혼자서 훌쩍 떠나온 여정이었다.

 

낚시준비를 마치고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니

오전 7시 10분이 지나고 있었다

오늘은 오후 3시에 철수 예정이다.

 

 

 

 



 

 

 

언제나 이곳에 오면 늘 찾곤 하던 장소는 많은 물에 의해

거친 흐름으로 변하여 접근할 수가 없었고

훅을 던질 만한 장소도 찾기가 어려워 보였다.

 

 



 

 

 

매우 급하게 흘러 내리는 물을 보니

오늘 낚시는 틀린 것 같다는 비관적인 느낌이 언뜻 머릿속을 스친다.

내일 왔음 딱, 좋았을 텐데... 쯧...

 

 



 

 

 

물살의 속도가 좀 덜한 곳을 찾아 자리를 옮겼다.

그리곤

웨트 플라이 훅을 달아 반복하여 던지는데

훅에서부터 시작된 진동이 가느다란 리더 라인과 

Main line을 통과하여 낚싯대를 잡은 손잡이로 전해져 온다.

첫 인사를 보내온 손님은 황어...

시계를 들여다 보니

낚시를 시작한 지 1시간 쯤 지나고 있었다.

 

 



 

 

 

다시 적당한 위치를 찾아 자리를 옮겨본다.

수량이 많으므로 유속이 좀 느린 얕은 지점으로

훅을 지나도록 흘려주니

작은 산천어가 물고 나온다.

미늘을 눌러놓은 훅이라

사진 한 장을 찍자마자 몸을 뒤채어 바늘에서 쉽게 빠져나가 버렸다.

 

 



 

 

 

 

오늘은 먼 거리의 이동은 포기하고 좁은 공간에서만 놀기로 맘 먹었다.

물이 너무 많아 물을 건너기도 위험하기도 하려니와 힘이 들건 뻔하니까.

고진감래(苦盡甘來)란 단어도 잊기로 했다.

기운 빼가면서 물 건너고 바위 타넘는 건

언제든 고생만 디립따 하게되고 실속도 별로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

 

제법 

괜찮은 사이즈의 산천어가 나와준다.

 

 



 

 

 

여름철 큰물이 지면

빠지지 않고 흔하게 나오는 것이 황어다.

이때 나오는 크기는 커 봤자 30센티 안팎..

 





 

 

 

산란기때 외엔 은빛 비늘을 온몸에 두른 이 고기의 입을 들여다 보면

열목어가 생각난다.

똑같지는 않지만

왠가 열목어를 떠올리게 하는 건

가까이 할 수 없는 그리움의 대상을 그와 비슷한 것에서

찾으려는 무의식적인 심리 때문인지도 알 수 없다.

 

 

 



 

 

 

 

30센티 정도 안팎의 황어가 물고 당길 때면.

나의  5번 낚싯대가 이렇게 휘어지곤 한다.

 

 

 

 

 

 

나의 계류용 주력 장비는 5번 시스템이다.

 

내가 플라이낚시를 처음 접했을 당시엔 8번 장비를 어렵사리 구하여 배스낚시를 했는데

그땐...

그 8번 둔탁한 플라이 낙시대로 드라이 훅을 달아 피라미낚시를 하기도 했었다... ^^;

 

그러다

나중 5번 장비를 입수하게 된 이후 계류용으로 계속 사용해 온 것이 손에 익어

5번을 쓰는 내력이기도 하지만

장점이라면

무게가 있는 훅, 커다란 훅도 무리없이

날릴 수가 있다는 점에서 주력으로 굳어진 것이다.

 

물론,

3번 대도 가지고 있지만 거의 쓰질 않는 편이다.

 

 



 

 

 

예전

오십천에서 피라미 구경은 어려웠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피라미를 가끔 보게되는 듯 하다.

대조적으로

영서지방에선 아주 흔하게 잡히는 갈겨니가 여기서 잡아 본 기억이

안 난다.

대이리 쪽에서는 잡았나 어땠나... 하도 오래되어

전혀 생각나질 않는다.

 

 

 

 

 

 

입에 문 저 메뚜기가 뱃속으로 들어갔다면?  하는 생각을 하면 웃기죠, 정말...

피라미 위장이 얼마나 클까?

입에도 안 들어갈 텐데

저걸 어떻게 삼키겠다고 덤벼들었을까....불가사의다... 무서븐 넘... -,.ㅡ

하긴

동남천에선 스프루스 스트리머 훅을 먹으려다 걸린 갈겨니도

너무 황당해서 잊혀지지도 않지만.

 

이 폼 메뚜기와 웨트 훅을 물고 나온 피라미는 7~8마리 정도인데

숫컷 불거지도 한 마리 끼어있었다.

물고기 세상은 숫컷보다 암컷의 성비가 우세한가 보다.

숫컷, 넌 행복하겠어~ ^ㅇ ^

 

 

 



 

 

오전 11시가 지나니 황어가 대세인 듯하다.

산천어는 점차 까다로운 느낌.,

 

물흐름이 잔잔한 지역으로 플라이 훅이 흘러갔을 때

아주 약하게 쓰으윽~ 끌어 당기면

언제 물었는 지도 모르게 라인에 무게감이 느껴지곤 했다.

그럴 때는 *탁* 잡아 끌어 훅셋이 확실하도록 만든 후 당기면

펄떡이머 황어가 끌려오곤 했다.

 

 



 

 

 

황어는 3짜 크기를 잡아도 그냥 허전한 마음이 든다.

산천어는 작아도 이쁘기만 한데...

 

 



 

 

 

조황은

발밑까지 와서 떨어져나간 서너 마리 제외하고

피라미 7~8 마리

황어 약 20 마리

산천어 약 10여 마리 정도 잡은 듯한데

왠가 허전한게 고기를 잡은 기분이 안 든다. 

황어나 피라미들은 잡아도 그냥 그렇고

산천어도 흡족하게 씨알 굵은 녀석은 만나지 못해서 일까?

 

상류쪽으로 가서 무지개 송어 50센티 급이라도 보았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쪽은 무지개 송어 구경하기가 거의 어려운 곳이다.

 

 

  

 

 

 

위 사진은 12시 35분

아래는 12시 36분...

황어가 나오고 산천어가 나오고 연달아 잡히기도 한다.

 

 





 

아래 산천어 이 녀석은 웃기지도 않게

1미터 더 되는 높이에서 물가 아래로 내려갈 발판을 찾아 두리번 거리는데

그냥 물속에 떨어진 웨트 훅을 나 몰래 꿀꺽하려다

저절로 걸린 녀석이다.

5미터 쯤 톱 가이드로 늘어져 나온 플라이 라인과 리더를

물속에 던져 놓았단 기억도 없는데 대를 쳐드니

저 혼자 훅을 물고 난리부르스를 치고 있더라고... -,.-

훅이 먹음직 했던가...

 

 


 

 

 

몸이 많이 지쳤지만

철수 시간 약 2시간 정도 남기고 지류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어느 사이엔가 햇살도 따갑게 내리고.

풀숲을 헤치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여러 종류의 메뚜기들이 팝콘 튀기듯 이리튀고 저리튀고 달아나기 바쁘다.

 

 

 



 

 

 

지류의 수량은 아침보다 조금 줄어든 것 같았으나

여전히 물살은 빠르다.

 

크고 밝은 색깔의 잘 보이는 Para Drake를 달아

가볍게 흘리며 움직임을 주니  물흐름을 뚫고 재빠르게 공격하는

산천어들이 몇 차례 있었으나 물살이 빨라서 입에 넣지는 못하고 내려간다.

 

 

 

 

 

 

작은 녀석 한 마리를 잡아낸 후

수심 깊은 소로 갔지만 드라이 플라이를 노리고 수면 위로 올라오는 녀석은 없다.

 

바닥깊은 이곳엔 고기가 있을 것도 같은데

음... 한번 해보자.

 

손목시계를 한번 들여다 보고

인터미디어트 라인을 꺼내고 싱킹리더를

연결하고 끊어진 티펫을 묶었다.

그리고

검정색 마라부 리치 훅을 매달아 거친 흐름의 바닥을 탐색하려

상류쪽으로 올라가서 하류로 던지고 천천히 당겨주길 반복.

 

갑자기 대가 부러질 듯 "확" 휘어진다.

바야흐르 물속으로 커다란 녀석이 날 끌고 들어갈 기세로 당긴다.

릴 스플이 역전하며 내지르는 소리에 조마조마해 하며

쏜살같이 하류로 치고내려가는 녀석을 따라 허겁지겁 천신만고

힘겨운 사투 끝에

잡아올린 산천어는 무...무려 45 센티...

.

.

.

.

라고 썼으면 좋겠지만

희망사항일 뿐

결과는 꽝입니다요... 히힛...  ^^;;;;

 

 

 

 



 

 

상류로 오를까 하다 도로 본류로 내려와

다리 윗쪽 평탄하고 물도 잔잔한 편인 지역으로 이동.

아마

여긴 황어 정도밖에 나오지 않을 듯하지만

이젠 철수 시간이 1시간 정도 밖에 안 남아서

지친 몸으론 달리 대안이 없다.

 

인터미디엍 라인이 감긴 릴을 떼어 대에 장착한후

웨트 훅을 달아서 던지니

투둑거리기는 하는데 고기는 물리지 않고 손목시계의 숫자는 자꾸 바뀐다.

 

피라미 만한 황어 새끼와 25 센티쯤 되는 황어를 마지막으로

미련이 좀 남긴 했지만 오후 2시 50분.

낚시 장비 정리,

 

이제는 더위도 좀 가시고 태양의 열기가 식어질 9월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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