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사진

가을의 시작 - 오십천

파리은행장 2012. 9. 10. 11:12

 

 

 

 

 

 

 

9월 9일 일요일

지난 주에 이어서

가을 아침 공기가 선선해진 오십천을 찾았다.

 

혼자만의 여행은

홀가분한 바람같은 자유, 그 이면엔 쓸쓸함이 존재하지만

간혹 이렇듯 훌쩍 떠나곤 한다..

 



 

 

 

이번엔

다른 때와는 달리 지류권의 소(沼0에서 부터 낚시를 시작했다.

수면 위에서 움직이는 폼 호퍼를 보고 수면위로 잽싸게 올라오는 수많은 산천어들이

이른 아침부터 나의 넋을 빼앗아 간다.

 




 

 

 

괜찮은 사이즈의 어여쁜 산천어와

힘좀 쓰는 황어를 연이어 걸었는데 큰 산천어인 줄 알았다가

황어인 걸 알고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이곳 소에서만 잠깐 사이에 약 이십여 차례 메뚜기 훅에 맹렬히 덤벼드는

물고기들 덕분에 두근두근 가슴 설레이곤 했다..

 

 

 



 

 

 

폼 호퍼를 쓰다가 자리를 옮기며 웨트 채비로 바꿔본다.

수량은 지난 주 일요일 왔을 때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줄어보이는데 여전히

물흐름이 거칠었다.

 

 



 

 

 

무게가 추가된 스커드(Scud- 민물옆새우) 훅과  12번과 기니 헤클 스파이더

두 개를 달아 흘리는데

스커드에 반응이 쏠쏠하다.

 

 



 

 

 

고기 사진도 많이 찍고 귀찮아서 그냥 놔준 것도 좀 되고

급하게 처리하다 보니 대부분 손에 들고 찍은 사진들만...

 

 



 

 

 

본류로 내려갔지만 물이 많아 오히려 지류만 못한 느낌이다.

고기의 크기도 전처럼 큰 녀석들은 별로 안 보이고 그만그만 한 녀석들.

 

 


 

 

 

드라이 플리이낚시가 재미있는 이유는 수면 위에 떠서 흐르는 플라이 훅을

물밑 바닥의 고기가 순식간에 올라와 물고 들어가는 광경을

직접 보면서 타이밍을 맞춰 힛트시키는 것이라면

웨트 플라이낚시는 강하게 치고 당기는 것이 매력이 아닌가 싶다.

 

 



 

 

 

드롭퍼 시스템은 간혹 이처럼 두 마리가 한 번에 끌려나오기도 하는데

크기가 크거나 작거나 그 당길 힘은 두 배가 됨은 물론이다.

 

 






가을철 계류를 걷다보면 이름 모를 들꽃들이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지만 아름답게 피어나 조용히 스러지는 꽃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가고프단 생각을 한다.



 

 

 

어느 정도 고기를 잡고보니 여유가 생겨 이훅 저훅 갈아보며 시험해 봤는데

골치 아픈 해칭 매치를 떠나

브라운 컬러의 패러슈트 캐디스와 블랙 캐디스 #14번 훅이 무난해 보였다.

 

수면에서 이리저리 움직일 땐 점핑까지 하면서 파격적으로 덥벼들지만

움직여 주지 않으면 본체만체 하는 폼 호퍼와는 달리

자연스런 흐름(Natural Drift)에 고기들이 자주 공격해 왔으며

하루살이 대형종인 Drake Spinner도 수면에 흘리면

입에 넣으려고 득달같이 올라와 덮치곤 했다.


 



 

 

 

한편.

떠나기 전 만들어 가지고 간 파라솔 밋지 깔따구과(Chironomidae)이머져도 흐름이 약한 곳에서 

좋은 반응을 봤는데

두 마리는 끌려오다 떨어지고 여러차례 고기들이 덤벼들곤 했다.

예전

진부령에서 처음 사용해 봤을 적엔(파라솔 메이플라이 이머저)

수면 아래의 몸체만 삼켜서

수면 위의 폴리 얀 인디케이터 부분이 물속에 쏘옥~ 잠기곤 하여

주로 이런 식으로 물고 들어가나 보다 싶었는데

이번의 경우는 딱 한 번 끌고 들어가는 걸 보았을 뿐,  모두가 인디케이터까지 삼킬 듯이

맹렬하게 수면 위로 불쑥 올라오곤 했다.

탈피하여 금방 날아가려는 걸로 보였던 걸까?

 

 



 

 

 

폼 호퍼는 드랙 후리(Drag free drift) 상태로 흘리면

물고기들이 잘 공격해 오지 않아 훅을 움직여 주곤했는데

이것은 마치도 플라이낚시의 기법중 하나인 dapping과 흡사해 보인다.

호퍼를 던져놓고

불규칙하게 수면 위에서 움직여 주면 훅을 입에 넣으려고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고기들을 자주 보게되긴 하지만

이 방법은 훅셋이 잘 안 되는게 흠이다.

 

지류권은 그닥 길지 않은 구간을 탐색했다.

인적이 없었던 곳이라

큰 바위와 밀생한 수풀을 헤치면서  뱀이라도 있을까 미끄러져 실족할까

조심스럽게 이동해야 했고

물속의 바윗돌을 돌아흐르는 복잡한 물살과 흐름에 맞춰

대와 라인과 훅을 적절하게 구사하니

오랜만에 모처럼 제대로된 계류낚시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처럼

오늘도 낚시는 끝났다.

오후 3시, 정리할 때까지 약 40수 정도 한 듯.

 

나의 볼품 없는 낚시바늘에 걸렸던 고기들이여, 미안하다...

앞으론 그럴듯한 인조미끼에 유혹되지 말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렴...

나에겐 하나의 유희였지만 너희들에겐 생사가 걸린 일이었단 걸

기억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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